[인터뷰] 1인 개발자의 취향이 듬뿍 담긴, 첫 게임 〈크로스 스틸〉 개발기

01

안녕하세요!

나우포스 스튜디오의 대표 및 1인 개발자인 나우포스입니다.

‘나우포스’라는 이름은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매 순간의 결실들이 모여 커다란 힘이 된다는 뜻을 갖고 있는데요. 글자 그대로 그냥 ‘지금의 힘’입니다😊

 다니던 회사를 휴직하고 1인 개발을 시작한 당시에는 출시까지 도달한다는 게 정말 멀게 만 느껴졌는데, 이렇게 출시를 하고 인터뷰까지 하게 된 것에 감개무량합니다.

나우포스 로고

#02

뒤끝을 사용하게 된 계기

뒤끝은 온라인 기능 구현이 쉬운 서비스를 찾아보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온라인 매칭을 구현할 수 있다는 Unity Asset을 사용했거든요. 그런데 작업을 하다 보니 생각보다 코드 구조를 많이 변경해야 했고, 온라인 기능 만을 위한 Object 생성을 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매뉴얼이 모두 영문이라 API를 이해하기가 많이 어려웠습니다.

결국 온라인 기능 구현을 잠깐 접어두고 오프라인 기능을 주로 개발하던 중, 우연히 게임 개발자를 위한 게임 서버를 서비스한다는 국내 기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게 바로 뒤끝이었어요.

모든 매뉴얼이 한글로 준비되어 있고, 커뮤니티도 운영을 하고 있어 거의 실시간 QnA가 가능하며 저 같은 1인 개발자나 소규모 게임을 개발하는 분들을 위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한 서버라는 점이 제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습니다. 게임에 필요한 다양한 서버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어서, 〈크로스 스틸〉을 업데이트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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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없던 뜨거운 메카물의 등장, 〈크로스 스틸〉

크로스 스틸 게임의 대표 이미지

#03

〈크로스 스틸〉 게임 소개

〈크로스 스틸〉은 나우포스 스튜디오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장르는 로봇물 액션 핵 앤 슬래시이며, 출시까지 약 1년 6개월이 걸렸습니다. 

성과라고 하기에는 부끄럽지만 100여 명 정도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수익성을 목표로 개발한 게임은 아니었고 오랫동안 꿈꿔 왔던, 내 스스로가 너무나 해보고 싶었던 장르의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04

'옛날 오락실 느낌과, 80년대 미국풍 메카닉의 환상적인 만남.'

이 리뷰를 작성해 주신 분은 정말… 제 게임을 너무나 잘 표현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크로스 스틸〉은 제가 정말 만들고 싶었던 게임인 만큼, 제 취향과 취미가 많이 반영되었거든요. 
실제로 어릴적 친형과 함께 로봇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랐고, 성인이 된 지금도 그 감성과 추억을 간직하며 살고 있습니다. 

TV에서 방영하는 로봇 애니메이션이 흔치 않던 시절, 명절에 특별 방송으로 보던 선가드나 다간 같은 용자물 애니메이션, 비디오 가게에서 겨우 대여해서 보았던 만화들을 참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는, 드디어 위성 TV에서 트랜스포머를 방영했었어요. 그때 보았던 다양한 로봇들을 계기로, 트랜스포머가 제 최애 로봇 애니메이션으로 자리했습니다.🤩 

이후 나이가 들면서 더욱 다양한 로봇물 작품들을 접할 수 있었고, 로봇에 대한 애정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많은 남자 분들이 그렇듯 저 역시 게임을 좋아했는데, 그 중에서도 로봇물 게임은 정말로 정말로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다른 플랫폼에 비해 유독 모바일 게임에는 로봇 게임이 많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대부분 디자인이 너무 간단하거나(깡통 로봇)이거나, 메카닉 게임을 빙자한 미소녀 캐릭터를 내세운 게임이거나, 컨트롤 없는 방치형 이거나… 물론 모두 훌륭한 게임이지만 제 개인적인 취향을 만족 시키는 게임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결국 다니던 회사를 과감하게(진짜 과감하려면 퇴사를…😂) 휴직하고 내가 원하는 게임을 직접, 내 힘으로 개발해 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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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스틸〉 프롤로그

#05

전투에 출동하려면, 직접 로봇에 탑승해야 해요.

〈크로스 스틸〉을 통해 유저들에게 ‘추억의 로봇 게임’을 하는 기분을 선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게임의 디자인과 연출을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사실 미술은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고, 어릴 적 그렸던 로봇 그림들이 〈크로스 스틸〉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물론 머릿속에 있는 디자인을 픽셀 아트로 표현하는 것은 또 엄청나게 힘든 여정이었어요. 부족한 실력으로 로봇들이 생각보다 많이 단순화되었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특히 전투에 출동하기 위해, 캐릭터를 움직여 ‘직접 로봇에 탑승하는 장면’은 게임을 기획할 때부터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넣겠다고 다짐한 연출입니다.  또 프롤로그에서도 로봇 ‘돌풍’과 등장인물 ‘가람’이 서로 대화를 하는 모습도 아기자기한 움직임을 넣어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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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를 움직여 직접 로봇에 탑승하는 모습

#06

원하는 기술로 연속 공격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크로스 스틸〉이 모바일 액션 게임이다 보니, 간단한 조작으로 시원한 타격감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우선 타격감은 시각적 이펙트와 효과음이 상황과 연출에 잘 맞아떨어져야 하는데요😁 

시각적으로는 히트 스톱, 경직, 넉백 등 격투 게임과 횡 스크롤 게임에서 많이 사용되는 요소들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반면 효과음은 제가 직접 제작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효과음 패키지를 구매했어요. 물론 로봇을 위한 효과음을 찾는 것이 정말 오래 걸렸고, 가격도 무지 비쌌지만 원하는 효과음을 찾은 것에 아주 만족합니다. 

 그리고 조작의 경우는 간단한 조작으로 다양한 액션을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연속 공격 시스템’인데요.😊 원하는 공격을 순서대로 연계해 세팅하면, 단 하나의 버튼으로 자신이 원하는 콤보 공격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크로스 스틸의 로봇 연속기 설정 화면
〈크로스 스틸〉의 특색있는 연속 공격 만들기

#07

확률형 뽑기가 없는 이유

 특별히 확률형 뽑기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고,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로 도입하지 못했습니다.

로봇 뽑기 시스템을 구현하려면, 일단 다양한 로봇들이 등장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도트 작업에 들어가는 엄청난 창의력과 시간, 그리고 노력이 결코 쉽지 않았어요. 마음으로는 다양한 로봇을 만들고 나서 게임을 출시하고 싶었지만, 일단 2대의 로봇만 만들고 이후에 추가 업데이트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적당한 확률형 뽑기는 분명 유저에게도 개발사에게도 긍정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언젠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물론 로봇 뽑기의 형태는 아닐 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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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포스 스튜디오가 전하는 '1인 개발에 필요한 것들'

#08

저는 리눅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였습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리눅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로 일한 지 8년이 되던 해, 번아웃과 매너리즘에 빠져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인정은 많이 받고 있지만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계속해서 할 것인가, 아니면 밑바닥부터 새로운 것에 도전하겠는가.’ 

긴 고민 끝에 결국 1년 무급 휴직계를 제출하고 게임 개발에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휴직을 결심하고 게임 개발을 시작하려 하니 참 막막했습니다. 일하던 부서가 시스템 개발이었기 때문에, 사용하는 언어는 항상 C언어였고 객체 지향의 개념은 알지만 전혀 사용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위한 코드 구조를 짜는 것이 정말 어려웠어요. 

저에게 게임을 개발한다는 것은 큰 벽을 뛰어넘는 도전이었습니다. 혼자는 이 벽을 뛰어넘기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 게임 개발 학원을 찾아가 상담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예상보다 비싼 강습료에 고개를 저으며 나왔습니다. 그런 중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유료 온라인 강의를 추천해 줬습니다. 온라인 강의를 거의 두 달 가까이 수강하며 게임 개발에 대한 기본 지식을 습득했습니다. 특히 디자인 패턴 강의가 정말 큰 도움이 되었는데 이 강의로 확장성 높은 코드 구조를 짤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픽셀 아트는 무료 강의를 보면서 기본기를 쌓았고, 다른 레트로 게임의 아트를 여러 번 따라 그리면서 그림 실력을 쌓았습니다. 물론 일부 배경과 UI 디자인은 유니티 에셋으로 구매했습니다.

 

게임 개발을 시작한 덕분에 회사에서 경험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습득할 수 있었고, 개발자로서도 큰 성장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09

1인 개발은 힘듭니다. 그렇지만 결국 해낼 수 있는 이유도 있습니다.

1인 개발은 정말 힘든 길이었습니다. 사실 주변에서 하겠다고 하면 말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체력적, 시간적, 금전적으로 모두 쉽지 않았고. 그중에서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무수한 선택이었습니다.

몇 백 개가 넘는 사운드 리소스를 하나하나 듣고 선택하는 일, 확장성을 위한 코드 구조를 잡는 방향을 선택하는 일,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적어둔 수많은 메모를 골라내는 일… 창작은 끝없는 선택의 연속이었습니다. 모든 과정 속에 무수한 선택이 있었고, 이 모든 것을 혼자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게임 개발과 출시는 많이 달랐습니다. 법의 영역부터 서비스 이용 방침, 개인정보 처리 방침, 사업자 등록 등 지금까지 개발자로서 겪어보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혼자서 해결해야 했던 것도 큰 어려움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게임 개발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사람들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제 주변에는 아내를 비롯한 좋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크고 작은 도움과 응원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제 도전을 지켜보던 친구가 자기도 도움이 되고 싶다며 몹들의 도트를 그려주기도 하고, 임시로 출시한 게임을 플레이 한 유저분도 도움이 되고 싶다며 무상으로 고퀄리티의 인물 도트를 그려주시기도 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다 사람이 하는 일. 1인 개발을 하더라도, 힘들어하는 나 자신에게 너무 몰두하기 보다 주변을 살피며 사람과의 관계를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1인 개발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정말 어디서도 겪지 못할 경험들을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크로스 스틸의 캐릭터 '돌풍'
로봇 '돌풍'
등장인물 가람
등장인물 '가람'
로봇 '블릿버스터'
등장인물 라이
등장인물 '라이'

#10

1인 개발자의 필수 덕목: 피드백의 홍수 속에서 중심 잡기

저는 게임을 개발하기 전부터 참여 중이던 ‘건담 게임 길드 카톡 방’에서 많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이곳에 로봇을 좋아하는 유저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크로스 스틸〉의 베타 테스트를 부탁드렸습니다. 이때 꽤 많은 피드백과 도움을 받았고, 이외에도 〈크로스 스틸〉만을 위한 별도의 오픈 채팅 방을 만들어 유저분들의 의견을 직접 듣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피드백을 수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 중심을 잡는 것’입니다. 물론 다양한 의견과 조언들에 도움을 받을 때도 있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은 의견과 조언들로 난처한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스스로 세워둔 기준을 중심으로 의견과 조언을 잘 다루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 하는 프로젝트는 결국 내가 만드는 게임이고, ‘이 게임을 통해 유저분들에게 어떤 점을 선사하겠다’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제 자신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11

나... 이대로 출시해도 괜찮을까?

 1인 개발자들이 출시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대로 출시해도 괜찮을까?’에 대한 의문이 찾아오게 되면서 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출시 전에는 지금까지 개발했던 게임의 여러 아쉬운 점들이 마음에 걸리거든요. 〈크로스 스틸〉도 마찬가지였지만 저는 사정 상 일단 출시를 지르고 봐야 했습니다…😅 휴직 중에 아들이 태어나서 복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러면 게임 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 것 같았습니다. 아마 당시에 게임의 아쉬운 점들 때문에 출시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출시를 하지 못했을 겁니다.

물론… 그렇게 게임을 출시하고 나서, 많은 아쉬움 속에 ‘기획자’라는 직무가 왜 따로 있는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미 출시하게 되어 변경이 불가능 한 요소들(재화나 레벨 시스템, 난이도 레벨링 등) 때문이었어요. 

사실 휴직을 하고 게임 학원을 알아보러 다녔을 때, 학원에 게임 기획 쪽 커리큘럼이 따로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기획 교육은 투자를 좀 하더라도 들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퇴근을 한 후… 그리고 육아 후… 남는 시간에 꾸준히 업데이트를 위한 개발을 하여 부족한 점들을 채우려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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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12

2023 하반기의 'To do' 리스트

남은 2023년에는 꾸준히 〈크로스 스틸〉을 업데이트해서, 기존의 콘텐츠는 퀄리티를 높이고 새로운 콘텐츠도 선보이고 싶습니다.

현재 크로스 스틸에는 크게 ‘온라인 대전’과 ‘싱글 모드’ 두 가지 콘텐츠가 있습니다.😊 우선 온라인 대전을 ‘자유 대전’과 ‘랭킹전’으로 분리하고, 싱글 모드는 기존의 서바이벌 모드 이외에 ‘기록 경신형 콘텐츠’를 추가해 게임의 퀄리티를 높일 예정입니다.

또 장기적으로는 스토리 모드를 구현하고 싶습니다. 사실은 스토리 모드에 활용할 이야기를 80% 정도 완성 시켰다가 모두 폐기 처리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스토리의 결말을 짓지 못했고, 전체적인 흐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추후에 이 폐기했던 스토리를 잘 다듬어서 다시 스토리 모드 구현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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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스틸〉의 전투 장면

#13

모든 개발자 분들께 응원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게임 개발은 ‘복합 예술 작품’을 제작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져, 고객에게 눈과 귀와 손으로 즐기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또 예술 작품은 고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우포스는 복합 예술 작품 제작자로서 로봇물을 사랑하는 유저분들이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개발자분들께 응원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특히 저와 같은 길을 걷고 계시는 1인 개발자분들께는 더욱 큰 응원과 격려와 존경의 박수를 드립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오늘의 뒤끝

나우포스 스튜디오는 뒤끝을 〈크로스 스틸〉게임의 실시간 온라인 대전(PvP)을 구현하기 위해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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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스틸 게임 아이콘

🤖 크로스 스틸(Cross Steel) – 로봇 액션 배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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