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인 개발사 ‘올리브크로우’가 성장하는 법

올리브크로우 개발사 인터뷰


안녕하세요! 개발이 필요 없는 게임 서버, 뒤끝입니다😊

오늘은 
olivecrow(이하 올리브크로우) 이승환 대표님을 모셔보았습니다. 올리브크로우는 지금까지 총 3편의 작품을 출시하였고, 그 중 두 번째 작품인 <그레이트 소드>는 ‘제 5회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top10에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놀랍게도 올리브크로우는
 ‘1인 개발사’입니다. 이승환 대표님이 전하는 1인 개발의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혼자의 힘으로 충분히 성장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부딪히며 배우는 성장형 개발자 의 정석: 간단한 게임에서, 오픈월드 RPG까지!

01

올리브크로우의 대표이자, 1인 개발자로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올리브크로우 이승환입니다. 지금까지 <레드호른가의 탐정>, <그레이트 소드>, 라는 게임을 출시했고, 게임 개발에 관한 거의 모든 분야를 직접 작업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디 게임계의 뉴비로서, 다른 분들의 인터뷰를 찾아보기만 하는 입장이었는데 이렇게 인터뷰 요청까지 받게 되다니 감개무량하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그레이트소드 대표 이미지
eia 대표 이미지

02

대표님 혼자서 게임 기획, 아트, 프로그래밍까지 모두 진행하신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었습니다. 가능한 일인가요? (웃음) 1인 개발을 시작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네, 지금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처음 개발을 시작할 때는, 혼자가 아니라 팀에 들어가서 보고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는데요. 결국 스스로가 실력이 없는 상태에서는 게임 개발을 하는 것도, 팀에 소속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그래서 일단 혼자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실력이 길러지면, 그때 팀을 구해봐야지!’ 하고요.

그냥 직관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미대 입시 준비 경험으로 그림은 그릴 줄 알고, 스토리를 짜는 것도 어느 정도 할 줄 알고, 작곡은 해보지 않았지만 대학시절 밴드 경험으로 가능할 것 같고. 정말 프로그래밍만 배우면 게임 하나 만들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지금까지 와버렸어요.(웃음) 이제는 오히려 혼자가 편하다 느끼고 있습니다

03

올리브크로우들의 게임들은 한 사람의 작품이라는 것이 놀라울 만큼, 매번 색다른 아트와 플레이 방식이 눈에 띄어요. 의도적으로 여러 장르에 도전하시는 것인가요?

네, 두 가지 이유로 매번 다른 장르를 선택했는데요.

우선 개발을 시작함에 있어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흥미’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는 편이라, 다음 작품을 고민할 때 웬만하면 다른 장르를 선호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만든 게임이 재밌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내가 개발할 때 재미가 없으면 개발을 지속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로, 저는 개발 자체가 배움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능한 구현해보지 않은 것들로 게임을 구성하려고 의도적인 노력을 합니다. 평소에 개발을 할 때마다 모르는 부분이나 어려운 부분들은 따로 목록으로 만들어 두고, 그 목록을 최대한 해볼 수 있는 방향으로 다음 게임을 구상합니다.

올리브크로우 이승환 대표의 게임 구상

04

일반적으로 원하는 수준의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 끝까지 시간을 투자하시나요, 아니면 작업을 시작하기 전 가능성 여부를 먼저 판단하시나요? ‘하고 싶은 것’과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시는지 궁금합니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으로 분류했을 때, 할 수 있는 것을 고른 적은 거의 없습니다. 애초에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시절부터 게임을 만들겠다고 나섰던 거라, 일단 만들고 싶은 걸 정하고 방법을 찾아냅니다. 어차피 구현하고자 하는 기능들은 대부분 다른 게임에서도 구현되어 있는 기능들이고, 바꿔 말하면 방법은 찾으면 있다는 뜻이니까요.

다만 개발 기간이 너무 길어질 것 같으면, 각각의 작업이 게임의 재미를 높이는 데에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지를 고려해서 결정합니다.

05

모두가 1인 개발은 체력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쉽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1인 개발자로서 게임을 제작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올리브크로우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해 줄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해 주세요.

1인 개발자로서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하다 보면, 오히려 게임 외적인 부분들에 신경을 써야할 때가 많습니다. 

게임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홍보도 해야 하고, 출시 후에는 운영도 해야 합니다. 또 참여할 수 있는 정부 지원 사업이나 게임 행사는 없는지 알아봐야 하고, 사업자 등록도 해야 해요. 이런 개발 외적인 문제들을 처리하다 보면 그 기간 동안은 개발에 집중할 수가 없다 보니, 당시에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밤샘 작업을 밥 먹듯이 하고, 몸을 혹사 시켜가며 일을 했는데요. 지금 그때를 생각해 보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오히려 균형 잡힌 생활을 하면서 자기관리를 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너무 마음의 여유 없이 지냈던 것 같습니다.

06

지금까지 개발해 오신 게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이 있다면? 해당 게임은 어떤 부분에서 의미가 있는 게임인가요?


레드호른가의 탐정 대표 이미지
레드호른가의 탐정 게임 플레이 화면

상업적 성공으로는 <그레이트 소드>를 꼽을 수 있겠지만, 저는 <레드호른가의 탐정>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연습 용으로 출시했던 게임을 제외하고는 첫 작품이었는데요. 이제 막 프로그래밍과 게임 엔진의 기본을 익혔다고 판단하고 시작한 프로젝트였습니다.

“프로그래밍 문법을 익혔으니 내가 원하는 기능을 만들 수 있겠지?” 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코드를 작성하려고 하니 막막해서 모니터만 들여다보며 좌절도 많이 했던, 정말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막히는 부분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에 의미를 두고, 꾸역꾸역 만들어서 출시했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이때 짰던 코드를 들여다보면 엉망진창에다 도저히 부끄러워서 어디 내다 놓기 힘든 지경이지만요.
(웃음) 그래도 이 때 어떻게든 완성해냈기 때문에 지금까지 개발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포기하지 않았기에 <레드호른가의 탐정>이 저에게 의미 있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 1인 개발 TIP! : 내 주변의 자원들을 부지런히 활용할 것.

07

좋아하는 게임을 만드는 일이더라도, 상업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시장과 고객이 좋아하는 게임과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이 다른 경우가 발생할 텐데, 이러한 갈등 경험이 있으신가요? 당시의 대표님의 결정은 무엇이었나요.

<그레이트 소드>를 출시한 직후가 생각나네요. <그레이트 소드>는 출시 후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쳤지만, 저는 아직도 초반의 레벨 디자인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는 과금 없이도 전부 클리어할 수 있는 게임 난이도로, 재미는 확실했지만 수익적으로는 매일 적자가 나는 상황이었습니다. 레벨 디자인 또한 무료 게임보다는 패키지 게임에 어울리는 형태였어요. 결국 여러 차례의 수정을 거치고서야 제대로 된 수익이 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특히 인디게임 개발자일수록 상업적인 면에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료 패키지 게임이야 게임이 재밌기만 해도 성공의 가능성이 있지만, 무료 모바일 게임에서는 수익구조를 제대로 짜지 않으면 게임이 재밌다는 이유만으로는, 유저 수가 정말 많은 경우가 아니라면 제대로 수익이 나기는 힘듭니다. 게임의 재미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업적인 성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금전적인 문제로 창작활동을 지속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되니까요.

08

혼자 작업을 하다 보면, 타인의 자문이 필요한 순간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러한 경우에는 어떤 방법을 활용하시나요? 특히 밸런싱 작업 등 QA는 어떻게 진행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레이트 소드>때는 유저 테스트를 진행해 주는 서비스가 있어서 그곳에 QA를 맡겼었습니다. 그 외에는 주변의 자원을 활용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친한 친구를 카페에 앉혀 놓고 피드백을 줄 때까지 붙잡아 두거나,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전문 QA 팀이 있지 않은 이상, 출시 전에 완벽하게 테스트를 진행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출시 후 유저들의 반응을 살피고, 게임 진행 상황을 로그로 찍어서 확인하는 방법을 통해 밸런스를 맞춥니다. 특히 어떤 유저분들은 직접 메일을 보내 주시는데요, 큰 도움이 됩니다. 아무래도 최소한의 조건 속에서 개발을 하다 보니, 최대한 다양한 경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물론 여러 서드파티 툴을 사용해서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나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과 생소한 분야의 전문 분석 결과를 내가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을 따져보았을 때, 저는 손실이 더 크다고 판단하여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09

많은 개발자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홍보(마케팅)이라고 들었어요. 올해 초에 강연자로 참석하셨던 인디게임 웨비나에서, 홍보 또한 개발 과정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는 말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시 여러 경로의 마케팅을 시도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가장 효과적이었던 마케팅 방법은 무엇인가요?

커뮤니티에 꾸준히 개발과정을 연재했던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올리브크로우의 마케팅 방식
‘인디 게임 생존 방법, OOOO 해라!’ 웨비나 당시, 올리브크로우 강연자료

<그레이트 소드>가 이지툰 스타일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이지툰 카페에서 개발과정을 연재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게임 출시 직후에 카페에서 개발과정을 함께 했던 유저분들이 먼저 플레이를 해 주셨고, 초반에 생각보다 다운로드 수가 많이 올랐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개발 도중이나 출시 이후에도 댓글을 통해 꾸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앞선 QA와 관련한 답변과 같은 맥락에서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

많은 인디 개발사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하나의 스토어에만 게임을 출시하곤 합니다. 그런데 올리브크로우는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 그리고 ‘스팀’까지 다양한 스토어에 작품을 출시하고 있어요. 각 스토어별 올리브크로우의 차별 전략이 있을까요?

아마 대부분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진입장벽이 제일 낮아서 우선 출시를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수익의 대부분이 플레이스토어에서 나기 때문에 특별한 전략이나 팁을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현재는 ‘시장을 넓힌다’는 느낌으로 여러 플랫폼에 출시를 해보는 중입니다.

말씀해 주신 플랫폼 외에도 WebGL로 포팅하여 뉴그라운즈에 올리기도 해보고, itch.io에도 업로드해보고, 지금은 닌텐도에도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2년만 개발하고 말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반을 다지고 경험을 쌓는다는 느낌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11

언제나 경험하고 도전하시는 대표님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집니다. 2021년의 개발 목표나, 달성하고 싶은 성과가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뒤끝도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현재는 오픈월드 RPG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방대하고 황량한 사막에서의 여정을 그리려고 합니다. 꽤 긴 개발 ­기간을 생각하고 있어서, 아마 2021년에는 내내 개발만 하고 있을 것 같네요. 아직 시청각적으로 유저분들께 보여드릴 만한 부분이 없어서 공개는 못 하고 있지만, 2021년 내에는 보여드릴 만한 내용을 만들어서 소식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의 뒤끝 !

: 올리브크로우는 그레이트 소드🔪 게임에 아래 뒤끝의 기능을 사용했다고 한다.

*클릭 후 자세한 내용 보기

💬 뒤끝 인터뷰 속 올리브크로우 게임 더 알아보기
레드호른가의 탐정 게임 아이콘
그레이트 소드 아이콘
에이아 게임 아이콘

🔎 레드호른가의 탐정

🔪 그레이트 소드

eia (에이아)

Google Play 스토어

✔ 뒤끝의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게임 개발사 인터뷰’ 콘텐츠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다음 인터뷰의 주인공이 될 개발사에게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뒤끝이 최선을 다해 대신 물어보겠습니다😎

1

2 Comments

  1. 너무 좋네요!

    • 안녕하세요, 곤주님!

      열심히 준비한 콘텐츠에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더 재미있는 내용 준비해오겠습니다.?

댓글